문1 : 시멘트 산업은 보수적이며 전통적이라는 게 일반인
들의 인식입니다. 이번에 단양공장을 방문해 취재하게 된 동기에도 이와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공장장님의 의견은 어떠
하십니까?

- 저는 굴뚝산업이라고 해서 자꾸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에 의견을 달리 합니다. 굴뚝산업이 스스로를 부정하고 탈피한다고 IT산업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굴뚝산업
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장점을 살려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훨씬 사회적으로도 보탬이 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위주의
시멘트 시장만을 염두에 둔 자세로는 굴뚝산업의 한계를 헤쳐 나가기 어렵겠지요. 품종을 다양화하고 신제품을
개발 하는 등 여러 가지의 수익원 창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일례로 스위스의 한 시멘트사의 경우 톤당 80만원을 받는 실리카 흄 시멘트를 내놓고 있는데, 이는
굴뚝산업의 한계를 탈피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을 통해 볼 때, 아직 우리 시멘트
산업이 미래에 대한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보수적이고 전통적이라는 이미지를 충분히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2 : 하지만, 시멘트 산업이 일부 사람들에게 구시대적이고 낡은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장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타 산업과 시멘트 산업의 차별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 시멘트산업은 2000년 전부터 존재해 왔고 향후에도 영구적으로 존재할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시멘트 만큼 싼 가격으로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건축자재는 있을 수 없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고부가가치를 추구하겠지만 기본적 맥락에서 시멘트산업은 기초산업
으로서 영구히 존재하는, 결코 퇴보하지 않을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시멘트 산업의 차별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시멘트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우선 무엇보다 과거의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니라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품종 생산으로의 전환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스위스에 한 시멘트
사는 빨강, 파랑, 노랑색의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이지요. 기존의
시멘트로 시공을 한 후 빨강, 파랑, 노랑색의 페인트를 칠하면 될 일을 왜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칼라시멘트를 제조하는지 회사 관계자에게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비용이 얼마를 들던 간에 고객이
원하기 때문에 만듭니다.” 였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시멘트산업도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는,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시멘트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흔히들 유럽의 도시는 색채감이 있다고 하는데 취리히 제2공항에 가보면 도색을 하지 않은 시멘트 그대로
입니다. 그런데 그 콘크리트를 만져보면 고품질의 시멘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촉감이 우리가 느끼는 일반
적인 시멘트에 대한 촉감과 비교가 되질 않아요. 향후 우리 시멘트 산업도 지금 생산하는 항만, 교량 등 기존 용도에 사용되는 1종 포틀랜드시멘트 외에 웰빙시대에 맞춰 칼라시멘트나 방수시멘트 등 고객이 원하는
시멘트를 생산해 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일부 회사가 생산을 하고 있고 기술력도 충분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이 유럽에
비해 질적, 문화적인 건축물을 만들만큼 성숙되지 않아 향후 10년 정도 후에나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문3 : 이제 화제를 회사로 넘겨 보겠습니다. 먼저, 공장장님께서 성신양회 근무하시면서 느끼셨던 성신만의 독특한 강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 제가 성신양회에 근무하는 동안 이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먼저 우수한 품질에 대한 답변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저희 회사의 강점은 강인함과 끈기를 가진 우수한 인적자원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지난 1990년대 등 두 번의 큰 수해 및 혹독했던 IMF를 겪었지만 회장님을 중심으로 성신 특유의 끈기와
강인함으로 똘똘 뭉쳐 이겨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90년 수해 때 공장 설비를 공급했던 스위스 ABB사에 서는 복구에 기본적으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었어요. 그런데 우린 3개월만에 이뤄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런 쾌거는 바로 회사를
사랑하는 성신인의 강인함과 끈기가 밑바탕이 되어 이뤄냈던 것이고 이것이 앞으로도 가장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최신 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최고의 품질이 유지되고, 그러한 제품을 고객에게 언제나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저희 회사의 큰 장점입니다.

문4 : 예전에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기자가 애널리스트와 함께 성신을 방문한 직후 협회에 찾아와서,
분위기가 동업 타사와 너무 달라 혹시 의도된 연출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회사 분위기와 인간관계가
각별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공장장님께서 평소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인간관계 형성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시는 부분이 있는지요?

- 제가 성신양회에 입사했던 약 30년 전만해도 국내 기업에 경우 일반적으로 회사 내의 인간관계는 군대식의 종적인 관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이미 우리 회사에서는 선대회장님께서 항상 ‘직원은
종업원이 아니고 가족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가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하여 아버지가 아들에게,
형이 동생과 일을 함께 하듯 가족처럼 항시 관심을 갖도록 강조하셨어요.
제가 본사에 있다가 단양공장에 부임하게 될 당시에도 회장님께서 가족적인 분위기를 항시 유지하도록
특별히 부탁하실 정도였습니다. 저 또한 ‘기쁨은 같이 공유해야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어야 반으로 줄어
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직원들에게 애로사항이나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항상 문을 열어 놓을 테니 언제든지 와서 얘기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5 : 단양공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TPM 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TPM 사업이 어떤 사업이고 그 성과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죠

- 우리나라 기업들은 예전부터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Time Technology 및 현재 일부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6시그마 운동 등이 그 예입니다. 그리고 사실 일부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운동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또 그 반대로 많은 기업에서 실패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실폐사례들을 살펴보면 위에서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시를 통해외부지향적인, 이를 테면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는 등의 과시를 목적으로 운동을 추진한 점이 실패의 원인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따라서,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 : 전사적 생산보전활동) 운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전 종업원
에게 ‘강제적으로 시키려는 의도가 없으므로 참여를 안해도 좋습니다. 이 운동의 궁극적 목적은 원가절감이 결코 아닙니다.’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이 운동을 추진하면서 고장률 제로 등을 통한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적은 절대 아니거든요.
이 운동의 가장 첫 번째 목적은 잘 알다시피 공장이 아무리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도 일부 분진이 날수 있고 감속기 등의 기계장치를 운용하면서 기름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으며, 또 기름이 묻은 작업복을 집에서 세탁하면서 오염될 수 있으므로 우리가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근무하는데 두 번 세탁할 작업복을 한번만 하고
작업 도중 마시는 먼지를 반으로 줄여 보도록 우리 스스로 노력해보자, 내가 근무하는 장소를 우리 스스로가 깨끗하게 하고 정말로 근무할 맛이 나는 환경으로 우리 스스로 만들자는 뜻에서 이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솔직히 운동이라고 표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우리의 일상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후배들에게 깨끗한 환경과 근무할 의욕을 물려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자는 뜻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발하는 사람도 많아서 자율적인 참여를 특히 강조했었습니다. 이 운동이 진행되면서 과거보다 정말로 깨끗해졌고 불합리한 부분이 시정되어 근무하는 종업원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또 스스로 의 노력으로 성과를 얻다보니 더 애착이 가고 확산되어 이젠 모든 직원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시점은 2009년도로 보고 있는데 그때까지는 지금의 운동을 지속하고 2009년도부터 한 단계 진보된 TPM 운동을 전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문6 :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내년도에도 시멘트산업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공장장님께서 이에 대처해서 공장 운영 면에서 특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점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죠.

- 내년 경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건 저희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원가의 약 14%를 차지하는 유연탄 등 연료비 비중을 약 10% 이하로 절감하기 위해 대체
연료를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유럽이나 일본에 가보면 저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많은 대체연료를
사용하고 있고 유럽의 경우 이를 위한 설비 투자에 국가에서 엄청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초창기이다 보니 인식의 차이가 좀 있지만 이 부분은 상호간의 충분한 대화와 실질적 측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년도에는 대체연료의 다변화를 통해 유연탄 열원단위를 500cal/t 수준
으로 떨어뜨려 연료비를 최소 4%이상 절감시켜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입니다.
다음으로는 더욱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더 우수한 부원료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실질적인 원가절감에 기여하진 않겠지만 KM(Knowledge Management)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직원
간의 서로 알고 있는 지식을 전체가 공유하도록 가능케 하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산실 주도하에 KM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직원이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의 해결을 인터넷상에
게재하여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도록 정보화 과정에 도입하여 활성화시킬 예정입니다.

장 공장장은 1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진지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특히 마지막에는 장공장장이
단양공장의 수장으로서 TPM 활동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KM(Knowledge Management) 활동에
대해, 현재 준비 중인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이면서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우리는 업계 선배
이자, 진정한 현장인인 장공장장의 끊임없는 열정에 진심으로 감탄했다.